키이라 나이틀리, 기욤 까네, 샘 워싱턴, 에바 멘데스 주연의 2010년 멜로영화 <라스트 나잇>
같은 밤 다른 장소, 네 남녀의 사랑이 엇갈리다
상류층 커플 조안나와 마이클은 서로를 사랑하며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안나는 마이클과 같이 간 파티에서 마이클의 동료 로라를 만납니다. 직감이 빠른 조안나는 마이클과 로라의 시선이 은밀하게 서로를 향했다가 피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집에 돌아와 이 사실을 추궁하고 마이클과 조안나는 크게 다툽니다. 마이클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용서를 구하지만 이미 조안나의 신뢰는 깨져있습니다. 조안나의 이러한 마음을 뒤로하고 마이클은 로라와 출장을 떠나고, 뉴욕에 홀로 남은조안나의 마음은 심란합니다. 그녀는 보석에 대해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집중할 수 없는 조안나는 우연히 첫사랑 알렉스를 거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저녁을 함꼐 하자는 알렉스의 제안에 조안나의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과거 그들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었던 알렉스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 납니다. 한편 마이클은 새로운 장소, 낯선 분위기 안에서 대담하게 자신을 유혹하는 로라에게 흔들리게 되고, 결국 그들은 하룻밤을 함께 합니다. 마이클은 조안나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출장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조안나가 있는 뉴욕으로 황급히 돌아옵니다. 하지만 집에서 만난 조안나는 다른 생각에 잠겨 공허한 눈빛을 하고 그를 맞아줍니다. 왜 이리 빨리 돌아왔냐고 되묻는 조안나의 얼굴에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무엇이 진짜 배신인가?
영화 <라스트 나잇>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며, 배신이란 무엇인지, 남녀 관계에서 신뢰란 어디까지 가야 부서지는 것인지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조안나는 남편 마이클이 자신이 아닌 다른 새로운 여성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자신의 마이클에 대한 감정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마이클이 로라에게 흔들리고 있는 순간과, 알렉스와 '라스트 나잇'을 보내며 설레는 조안나의 모습을 교차하며 영화 내내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마이클을 의심하면서도 그를 믿고 싶은 조안나, 조안나를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어 그녀의 집 주변을 서성였던 알렉스, 조안나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여자에게 흔들린 마이클, 평판이나 윤리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로라 이 네명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는 결국 관객들에게 이러한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육체적 관계 없이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배신하는 행위인지, 그렇다면 육체적 배신과 정신적 배신 중 어느 쪽이 더 지탄받을 행위인지, 사랑과 믿음에 관해 다앙한 이야깃거리를 던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조안나의 눈빛의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로라와 하룻밤을 보냈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조안나에게 달려온 마이클과, 알렉스를 보내고 그의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조안나. 둘 중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게 될 사람은 누구일까.
뉴욕의 분위기를 잘 그려낸 영화 <라스트 나잇>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수없이 많다. 뉴욕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영감을 일으키는 도시이니 말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 역시 실제 뉴욕의 많은 장소들이 감독의 섬세한 의도에 따라 선택되었다. 극중 작가와 건축가인 조안나와 마이클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뉴욕 홀랜드 터널 근처에 있는 실제 아파트라고 한다. 천장 높고 벽이 많지 않은 둘의 아파트의 인테리어 역시 그들의 예술가적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조안나와 알렉스가 우연히 재회하는 카페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식당 역시 소호에 실제 위치하는 가게들이라고 한다. 알렉스와 조안나가 춤을 추는 장면은 블리커 가에 위치한 낡은 건물의 옥상이다. 이처럼 실제 뉴욕의 풍경을 그대로 녹여내 뉴욕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또한 키리아 나이틀리의 의상은 뉴요커의 그것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녀의 카멜섹 코트 속 네이비 드레스는 그녀의 우아하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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