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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없던 과거도 그리워지는 영화 <클래식> 줄거리 및 감상포인트, 복선

by 레몬밤티 2023. 3. 10.

2003년 1월 30일에 개봉한 곽재용 감독,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주연의 멜로영화로 <클래식>이라는 제목처럼  60년대의 두 연인의 슬픈 사랑과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첫사랑의 추억 소환 영화'이다.

 

1. 영화 <클래식> 줄거리

대학생 지혜는 새로 이사온 집을 청소하다가 다락방에서 우연히 엄마(성주희)의 일기와 부모님의 젊은 시절 연애편지가 가득한 상자를 발견한다. 아빠의 이름이 적혀있는 편지 봉투 속 편지는 아빠가 쓴 것이 아니었고 일기장에는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의 사진이 꽂혀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수원에서 시골 친척집에 놀러온 준하는 소달구지 뒤에 탄 주희를 보고 손을 흔든다. 주희도 준하에게 수줍게 손을 흔들어주고 준하는 뛸 듯이 기뻐한다. 주희에게 강 건너 귀신이 나오는 집에 같이 가달라는 부탁을 받고 준하는 넋나간듯 수락한다. 나룻배를 타고 폐가로 간 둘은 귀신(?)을 만난 후 찾아온 소나기 때문에 강을 건너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밤까지 함께 있으며 둘은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준하에게 선물받은 반딧불이를 소중하게 품에 안은 채 자신의 목걸이를 준하에게 걸어주고 집안 어른의 등에 업혀 집에 돌아간다. 그 이후 둘은 만날 수 없었고 방학이 끝나 연락할 수단도 모른 채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개학 후 말 한마디 나눠보지 않았던 태수라는 친구의 연애편지 대필 부탁을 받은 준하는 태수의 정략결혼 상대가 주희라는 것을 알게된다. 준하는 태수와 함께 주희의 학교 축제에 가 주희와 재회하게 되고, 여름방학의 추억을 태수에게 말하지 않은 채, 주희의 친구 나희까지 함께 포크댄스를 추러 가기도 한다. 둘의 사랑은 깊어가고 태수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된 준하는 태수에게 사실을 말하고 태수는 오히려 둘의 사랑을 응원한다. 방학이 되자 둘은 태수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봉투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집안 몰래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편지 한통이 태수의 집으로 반송되는 바람에 태수와 주희의 집에서 이 상황을 알게 된다. 태수의 아버지는 주희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둘의 정략결혼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어 하여 태수를 심하게 때리며 강요한다. 아버지의 학대로 태수는 우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에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하고, 가까스로 태수를 구한 준하는 결국 주희와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별을 통보받고 병약해진 주희에게 문병을 간 준하는 주희에게 받은 목걸이를 남겨둔 채 도망치듯 베트남 파병을 가게 되는데.. 지혜는 이러한 엄마의 연애사를 읽으며 자신의 현재 모습과 닮아있다고 느낀다. 짝사랑하는 선배 상민에게 친구 수경을 대신해 연애편지를 대필해 줌으로써 수경과 상민이 사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상민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2. 감상 포인트 (대사,음악)

 제목 <클래식>이 그러하듯이,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옛 추억을 향수할 수 있도록 영상뿐 아니라 대사에 70,80년대 소설이 주는 고전적이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주희와 준하의 편지 내용을 그대로 읽는 장면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생량한 바람이 가을을 예고해 줍니다. 그 바람을 편지지에 실어 당신에게 보냅니다..  생량한? 어우 촌스러. 좋아. 클래식하다고 해두지 뭐."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또한, 이 영화의 또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음악이다.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통기타 선율은 포크댄스를 추는 준하와 주희를 아름답게 감싸며 검은 교복을 입은 세대 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한다. 또한 한성민의 <사랑하면 할 수록>도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애절함을 잘 드러낸 곡으로 영화 주요장면에 깔린다. 이 역시 영화와 잘 어우러진다. 또한, 엄마 주희는 피아노를 치고 딸 지혜는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이 있는데 둘 다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한다. 이렇듯 실제 클래식 음악과 컨트리송이 이 영화 곳곳에서 흘러나오며 영화의 올드하면서 우아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3. 복선

영화<클래식>에 등장하는 소품들을 잘 살펴보면 영화의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 주희와 준하가 시골에서 함께 간 '강 건너 귀신이 나오는 집'은 더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의 폐가이고, 더 이상 아무런 미래가 없이 방치된 곳이다. 그런 곳에서 시작된 둘은 결국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장치이다. 또한, 주희와 준하가 만나는 수원 거리의 극장 앞에 설치된 '클레오파트라', '로마의 휴일' 등의 영화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한다. 준하와 주희의 약속 장치인 주희 집 골목 앞 가로등도 역시, 주희와 준하의 사랑이 반대에 부딪치자 더 이상 깜빡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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